책을 좋아한다. 생각도 많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리고 잘 다니던 회사를 관뒀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 비해서는 큰 수고를 하지 않고, 기자가 됐다. 어느덧 3년이 흘렀다.




사회를 바꾼다는 사명이 아니라, 크리에이티브(글쓰기)라는 직종이 좋아서 온 선택지 중 하나였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내가 취재하는 곳의 어떤 상황보다 기자는 연봉과 복지 등이 잘 보장돼 있지 않다.










글을 쓰는 토요일 아침. 일요일자 신문이 없기 때문에 가장 맘편하게 쉴 수 있는 날이다. 


일요일은 월요일자를 만들기 때문에 대부분 기자들이 돌아가면서 일한다. 사실상 집에 있더라도, 발제(자신이 취재하겠다고 올린 기사계획) 기사를 작성해야 한다. 물론 부지런하게 그 전에 해둘 수 있으면 좋지만, 나처럼 게으른 사람은 미리 준비하는 경우보다 재료만 준비했다가 닥쳐서 쓰는경우가 많다.


기자가 되서 얻은 것도 많다. 30년 넘게 살아오면서, 언론이라는 것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됐다. 3년이면 보통 기본적인 구조를 알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물론 정치, 사회, 경제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블로그에 글 쓸 시간 없을 만큼 기사를 쏟아내고, 다음 기사를 준비하기 때문에 원없이 글을 쓰고 있다. 기사체에 길들여지다 보니, 이제는 평범한 내 이야기를 쓰는게 힘들때가 있다. 또 기사도 요즘 하이브리드라, 읽기 쉬운 기사를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사체와 읽기 쉬운 글의 중간이 가장 힘든것 같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아는 사람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그렇지 않으면 기사 작성을 할 수 없다. 당연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한다.


나쁜건 쉼표가 없다. 쉬는날에도 인터뷰 기사, 새로운 기사 작성에 품을 들여야 한다. 내가 기자를 준비할 때 부터 화두였던 '디지털 퍼스트'는 메이저 언론사들부터 매년 더 신경쓰고 있다.


이 일을 계속 해야하나? 이런 고민은 늘 드는 생각이다. 함께 시작했던 친구들 중에서는 떠난이들도 있다. 자기가 쓰고 싶은 글과 달라서 부딪치고, 글만 쓰는게 아니라서 또 한계를 만난다. 또 자기가 전혀 관심 없던 분야를 취재해야 될 수도 있다.


기자는 자기가 쓰고 싶은걸 쓰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정리하는 대변인이기 때문이다. 또 이곳저곳 전학을 다니는 학생처럼, 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준비를 해야한다. 물론 한 분야만 파는 전문지 기자도 있다.


아직은 GO다. 여건이 좋지 않고, 윗사람이 불편하고, 보수가 뒤따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좀 더 부딪쳐볼까 한다. 처음 3년만 버티자고 왔고, 이제 5년 생각해 본다.


무작정 토요일 아침에 글을 썼다. 그리고 두서없이 끝낸다. 아침부터 해야할 일이 많은데,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지. 아 부지런해지고 싶다. 이런 고민에 글을 남긴다. 끝.






Posted by Good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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