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생각했던 퇴직에 대해서 결단을 내렸다. 어제 이야기 하려고 했으나 월요일부터 말하지는 못하였다. 오늘은 아침부터 강하게 마음이 생겼다. 팀장님이 나한테 말걸 타이밍에 '할 이야기가 있어요' 라고 했다. 그래서 둘이서 이야기를 했다. 근무가 힘들어서 더이상 못하겠습니다. 팀장님도 지난 1년간 근무강도를 알기에 고생한거 안다고 하셨다. 그리고 일반적인 퇴직이 나올때 나오는 붙잡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우리팀에 대한 불만보다 회사에 대한 불만이 있다. 회사는 힘든걸 뻔히 알지만 인원을 충원시켜주지 않는다. 그저 나가떨어지길 바랬던건 아닐까 생각한다. 회사는 젊음을 돈으로 사고 소모할 뿐이다. 마치 연인관계 같다. 나는 토닥토닥을 원하지만 늘 나쁜남자처럼 굴던 이 회사에게 이별통보를 한다. 그제서야 뭔가 잘못됐다는걸 알아주길 바란다.


퇴직통보 그 일주일 후.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하염없이 쉬고싶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울렸다. 내 마음에는 자전거여행, 블로그 글, 수영, 캐치볼, 단기선교 같은 것들로 가득차 있었다. 쭈볏쭈볏하게 그만두겠다는 이야기를 한 다음날 아침 인사팀장님을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오전에 사장님 호출을 이야기 했다. 출근해서 2시간 정도 잡생각으로 머리를 채우면서 '사장님께 할말을 정리할까?' 하다가 그냥 가서 즉흥적으로 이야기하기로 결심했다. 처음 사장님과 만나는 자리였다. 별의별 생각이 들었는데, 대화의 방향을 사장님은 내가 계속 일할수 있다는 방향으로 주도하셨다. 50대의 사장님은 내가 대화를 이끌수 없는 파워가 있으신 분이다. 팀의 어려운 점을 이야기했고 나는 쉬고싶다고 했다. 사장님은 어차피 그만두고 또 일할텐데, 회사에서 다른일을 해보라고 권하셨다. 나는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나왔다. 바로 인사팀장님과 면담을 했고, 다른팀으로 가는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그만둔다 / 다닌다 2개의 생각에서 그만둔다/옮긴다/다닌다로 3개의 생각으로 바꼈다. 우리회사는 작은 회사다. 직원이 100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래서 구색상으로 인사팀/총무팀/자금/회계 등등 팀이 있다. 내가 속해있는 곳은 영업팀이다. 나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있다. 일주일동안 먼저 연락해서 많은 사람들과 내 상황을 이야기하고 나누고 있다. 답답한 마음이 해소되고 있지는 않다. 이 번 일주일은 일이 적어서 편하게 일하고 있다. 야간근무 스트레스도 조금은 풀리고 있고, 기분좋은 맘으로 글도 쓸 수 있다.


청소년 상담을 하는 형을 만났다. 형이 말하는 것은 현실과 하고싶은 일 사이에서 벽을 짚어주었고, 그 벽을 두고 내가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예전만큼 절박함은 없다고 했다. 예전이라 함은 첫직장에 다니기전의 일이다. 그리고 내가 가야할 방향의 멘토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멘토? 아 전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대한민국 직장인의 95%가 퇴직하고 싶다고 한다. 회사의 주인을 빼면 나머지 사람들은 대부분 관두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결혼'이다. 내 나이가 벌써 32살이고 나는 결혼을 할 여자친구가 있다. 여기서 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경제활동을 관둔다고 하면 당장 경제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고, 가정과 여러가지 환경에서 갈등을 겪을수 있다.


그리고 지금하고 금융업이 처음보는 순간부터 내 평생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바꼈다. 재미없는 나의 직업이 되고 말았다. 나는 좀 더 즐거움을 줄수 있는 취미같은 직업을 원하는 것일수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걸 찾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Posted by Good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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